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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많이 비쌀거 같은데.... (부제: 먹었으니, 먹은 값은 해야죠~)生活 2015. 10. 19. 16:47
지난 주에 와이프가 상해(上海)의 아는 분 집에 놀러가겠냐고 물었다.
Luke와 그닥 친분이 있는 분은 아니지만, 몇 번 얼굴 본 적이 있는 분이기에 그러자고 했다.
그랬더니,
"있잖아, 그 분 여동생 몸 상태 좀 체크하고 치료도 좀 해줘야 하는데, 괜찮치?"
어쩐지, 와이프가 평소에 안하는 놀러가자는 말을 하더라.... ㅋㅋ
'그러지 모. 근데, 동생이란 분 어디를 어떻게 봐드려야 하는데?'
"나도 잘 몰라, 엉덩이 부근에 열이 나면서 부었다는데... "
'사진 찍어서 보내 줄 수 있는 지 좀 물어보지? 부위가 쫌... 그런가?'
"응, 물어볼께."
며칠 후, 열 나서 부었다는 부위의 사진을 전송해 와서 볼 수 있었는데,
의학공부를 하지 않은 분들이 보내주는, 증상이 있는 부위의 사진들은 ....
안보는 것 보단 낮겠지만, 사진을 보고 상황을 파악하기 쉽진 않다.
부위가 부위여서 그랬겠지만, 달랑 ~ 벌겋게 부어오른 그 부위만 찍어서 보내왔다.
그래서, 증세가 있는 부위 주변에, 증세와 연관관계가 있을 만한 어떤 인수들이 있는지 확인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몸사진에서 이상한 사선(斜线)이 보였다.
'여보, 이 선은 뭐지?'
"글쎄, 사진 찍은 각도 때문인가? 아님, 몸을 약간 옆으로 틀어서 살이 접힌 흔적인가?"
'그건, 아닌거 같은데.... 이 선이 뭘까 .... ?'
다시 며칠이 지나, 지난 토요일이 되었다.
발열(发热)이 있는 부어오른 부위의 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 치료도구로 뭘 챙겨가야 좋을 지 한참 망설이다, 주섬주섬 필요할 것 같은 도구들을 챙겨 출발했다.
처음 방문한 집이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이 확 느껴지는 집안 구조와 분위기, 등등은 지나가는 여담이고 ~
집주인과 여동생이 우리를 기다렸다는듯, 도착하자마자 차와 과일들을 푸짐히 내온다.
내놓는 과일들도 비싼 과일들 ....
이쯤 되면, Luke의 머리속에 스쳐가는 생각이 있다.
'오늘 .... 먹은 값은 하고가야 하는데 ....' (ㅎㅎㅎ~)
편안한 화제(话题)들이 잠시 오가고 난 후, Luke가 일(?)을 시작해야하는 화제가 다루어졌다.
근데, Luke가 그 여동생분(여동생이라지만, Luke보다 적어도 열몇살은 많은 분)을 보고있자니....
오른쪽 어깨가 많이 불편해 보였다.
잠깐 관절가동검사를 했는데, 삼각근 전,중,후의 인대가 모두 손상되어 보였고, 대원근과 윗팔쪽에 부착된 광배근쪽에도 손상이 있는거 같아보였다.
화제가 손상된 오른쪽 어깨로 모이자, 여동생분이 왼손의, 옥(玉)인지 비취(翡翠)인지, 하여간 팔찌(手镯)를 보여주며,
"이 팔찌때문에, 왼손 새끼손가락과 무명지가 저리고 아파요."란다.
언니가 핀잔스런 말투로,
"야, 무신 ~ 팔찌때문에 손가락이 저리냐? 말도 안돼."란다.
Luke가 보니, 손가락이 안저리면 이상할듯.
이유인 즉, 그 팔찌가 내관(内关)과 외관(外关)이 있는 부위쯤을 압박해서 눌린 흔적(压迫痕迹)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여동생분이 손가락이 저린 이유를 설명해줬더니, ㅋㅋ ~
"아니, 이 집에서 살면서 본 것도 아닌데, 내가 밤에 잘 때 어떻게 자는지, 어떤 습관이 있는지 잘도 맞추네요?"
( 늘 ~ 하는 말이지만, Luke는 무속인이 아니다. 중의학 이론과 임상경험으로 추측해서 아는 것 뿐. )
그러더니,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는듯, 언니를 핀잔 준다.
"봐 ~ !! 맞잖아. 이 팔찌 때문에 손가락 저린거라니깐!!"
ㅋㅋㅋ ~
그러더니,
"이거, 팔찌요, 이거 뺄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귀금속점(珠宝店)에 가서 못빼면, 그냥 깨버리려고 해요. 손가락이 저리느니, 차라리 이 팔찌 깨버리는게 나을거 같아요!"
Luke가 상황을 좀 살펴봤다. 팔찌를 살펴본게 아니고, 여동생분 손목과 손의 상황.
그리곤,
'그으.... 제가 귀금속 감별은 할 줄 몰라서(珠宝不识货) .... 그 팔찌가 얼마나 비싼건지 모르겠지만, 많이 비싸보이는데 .... 깨버리면 .... 많이 아까울거 같은데요 .... '
"그래도, 손가락 저린거보단 낮잖아요!"
'그렇긴 하죠.'
'그럼, 제가 빼드릴까요? 귀금속점에 가더라도 못빼실거 같은데요.... '
"아? 이거 안깨고 뺄 수 있어요? 내가 벌써 여러번 해봤는데, 손만 아프고 안빠지던데요.... "
'저기.... 그니까, 그게요, 지금 팔이 부어있거든요, 이 붓기를 좀 빼드릴께요, 그럼 팔찌가 쉽게 빠질 겁니다.'
"예? 그게 가능해요?"
'가능합니다. ^^'
집에서 막 사용하는 오일(油)을 좀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뭔 ~ 비싼 오일들 막 나온다. 그 비싼 오일들 막 쓰기가 좀 뭐해서,
'저기, 괜찮으시면, 가지고 계시는 화장품들을 제가 좀 볼께요. 적당한게 있는지 .... '
손씻고 손에 바르는 값싼 글리세린(甘油)을 발견했다.
'이거면 되겠네요.'
"그거 .... 무지 싼건데요 .... "
'예, 좀 많이 써야해서요.... ^^'
글리세린을 사용해서 왼팔과 손을 전체적으로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Luke의 와이프는 Luke가 마사지로 붓기 빼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는지라, 빙긋빙긋 웃고 있었고,
집주인과 여동생은 좀 못믿겠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별 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마사지를 시작해서 20분쯤 지났으려나....
Luke의 눈에 팔과 손에서 전체적으로 붓기가 빠진 것이 확인 되었다.
그래서, 팔찌 빼기 첫번째 시도를 해봤다.
팔찌를 빼는데 가장 방해를 하는 손의 면적과 부피가 가장 큰 곳에 팔찌가 도달했을 때, Luke는 여동생분의 눈과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아프면, 빼지 말아야 하니까.
여동생분의 눈빛에 일말의 불안과 의심이 지나가는 찰라 ....
팔찌가 쏘옥~ 빠져나왔다.
Luke도 이렇게 쉽게 팔찌가 빠질거라곤 생각을 안했는데, 쇽~ 빠져버렸다.
다음 순간, 그 여동생분의 눈빛과 표정은 신기함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이야 ~ 이 팔찌 끼워줄 때도 많이 아팠는데, 하나도 안아프고 그냥 쏘옥~ 빠지네 ~ ~ "
'오휴 ~ ~ 오늘 여기서 비싼 과일 먹은 값은 일단 했군.' ㅎㅎㅎㅎ ~ 땀 한번 닦아내고 ~
두 분이 마사지 받은 팔을 보면서,
"이야 ~ 아까랑 정말 다르다. 디따 많이 가늘어졌다!!"
'그게 .... 부어있어서 그런거랍니다. 붓기를 빼서 가늘어진거구요. 근데, 오래 못가요. 반나절이나 하루 지나면, 아마 다시 부은 상태로 회복될 겁니다.'
"어?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해야 붓기가 빠지나요?"
'거야, 몸조리를 좀 하셔야하고 몸이 전체적으로 회복되면 붓기도 빠지죠. 팔만 부어있는게 아니거든요.'
이쯤에서, Luke의 와이프가 한마디 거든다.
"여보, 시작한 김에, 오른쪽 어깨도 같이 봐드려요."
( '나 잠깐 한숨 좀 돌리자!'는 말은 웃음지은 얼굴에 묻어버리고 ~ ㅋㅋ )
'잠깐 손 좀 씼고.'
이제 오른쪽 어깨.
근데 .... 여동생분이 이미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던터라 ....
벌써 침도 맞았고, 부항도 붙였고, 주사도 맞았고, ....
왠만한 건 다 했고, 그 시술이 아직 풀리거나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뭔가를 또 해야하는 Luke라니 ....
오히려 환자의 몸에 무리만 주게 되는거 같아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어깨 아픈 것 때문에 편두통도 생겼다기에, 어깨 주변을 전체적으로 풀어주고 기혈순환이 잘 되게 도와주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관절과 근육들을 풀어주는 추나를 하고, 가져간 도자기부항(陶瓷火罐)으로 주관(走罐)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 두 양반들, 중의사(中医师)를 많이 만나봤고, 부항(火罐)도 많이 붙여봤지만, 주관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단다.
어쨌든,
여동생분의 어깨와 주변부위에 주관을 했는데, 언니가 보고 있더니,
"저거 디게 재미있어 보이는데, 나도 받을 수 있을까요?" 한다.
ㅋㅋㅋㅋ ~ ~
Luke가 주관을 시술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사람들이 무척 재미있어 한다.
우선 무엇보다 "뽕~ ", "뿅~ " 부항 떼어낼 때, 터지는 소리가 청각을 재미있게 자극한다.
상해말(上海话)로 한 말이라 Luke는 뭔 말을 했는지 못알아 들었는데, Luke의 와이프가 보통화(普通话)로 통역(?)을 해줬다.
어깨에 30분 정도 주관을 하고 나니, 기혈순환(气血循环)에 림프순환(淋巴循环)까지 잘 되어서, 얼굴붓기까지 많이 내렸다.
풍한사(风寒邪)가 몸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알려주곤, 바로 집주인인 언니분에게 주관을 해드렸다.
"뽕~ ", "뿅~ " 소리날 때마다 재밌다고 키득키득 웃는다.
주관은 그렇게 해서 대략 마무리 짓고, 여동생분의 엉덩이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열나고 부은 부위를 보여줬는데, 순간, 사진속에서 보았던 그 "선(线)"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수술자국(手术伤疤)이었다. 왼쪽 신장(肾脏)에 문제가 생겨서 신장제거수술(肾脏切取手术)을 받았단다. 어쨌든.
중의학(中医学)적인 진단(诊断)으론 습열(湿热)이 터져나오는 건데, 서의(西医)적으론 맥관염(脉管炎) 같아 보였다.
'뭔~~ 약재가 있어야 처방을 하지. OTL~~~ '
그래서, 병원에 가서 소염제처방 받아서 링거에 혼합해서 맞으라고 권했다.
Luke의 와이프는 서의적인 방법말로, 중의적인 방법으로 해보자는데 .... Luke도 그러고싶지만, 보유하고있는 약재나 주사제가 없는 상황이라 ....
치료는 그렇게 대략 마무리 짓고, 잠시 차 마시며 쉬고 있는데, 이쯤되면, 늘 듣게되는 그 얘기가 어김없이 화제로 등장했다.
두 분이 Luke의 와이프를 권해서, 그 동네로 이사(搬家)오라는 것이다.
그 동네에서 개인진료하면, 동네환자들(?) 소개해서 다 데리고 오겠다는 것. ㅋㅋㅋ~
근데.... 그 동네 집값 상당히 비싼 동네라 .... 말이 쉬워 그 동네로 이사지, 경제적인 부담이 ....
Luke도 와이프도 그닥 반응이 없자, 두 자매가 입을 모아 설득하기 시작한다. 으ㅎㅎㅎㅎ ~
이 얘긴 여기까지. ^^
대충 정리해서 출발하려는데, 두 분, 고맙다고 꼭 저녁 먹고 가란다.
'거 참, 그럼 또 밥값 해야하는데.... OTL ~ ~ ' ㅎㅎ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돌아왔다.
그 두분들, Luke부부가 집에 와서 잠 들때까지도 웨이신(微信, WeChat) 메시지로 그 동네로 이사오라고 .... 설득~ 설득~ 설득~~
ㅎㅎㅎㅎ ~
두 분 누님들.... 쫌 봐주세요 ~ ~
여동생분 어깨는 ....
초착구(焦灼灸, 直接灸,化脓灸)로 치료를 해야하는데 ....
피부에 뜸 뜬 흔적 남는다고 안하려고 할지, 그거랑 상관없이 치료받겠다고 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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