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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nghui님께 드리는 글
    访名录答辩 2014. 8. 23. 11:34

    Luke는 한의대를 진학하지 못해서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습니다.

    그 때에 있었던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당시에, 막 컴퓨터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라,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어떤 전공이나 마찮가지겠지만, 많은 과목들을 배웁니다.

     

    교수님들이 강의를 하면서 꼭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아, 이 부분의 내용은 모교수님께서 강의하는 모과목에서 다뤄지니까 그 과목에서 배우도록 하세요!''

    그래서 그 내용이 궁금해서 그 모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 그 모교수님은 또,

    ''여러분, 그 교수님의 수업에서 이 내용을 다루는데, 배우셨죠? 그래서 이 내용은 생략할께요!''

    그 때, Luke의 머리속엔 딱 한가지 생각만 있었습니다.

    '어이 ~  교수님들, 장난해?? 당신들이 모두 이 내용이 겹쳐진다고 안가르치면, 나는 누구에게 배워야하는데? 혹시, 당신들 개뿔도 모르는거 아니야? 어떻게 교수가 된거야?'

     

     

     

    하도 오래되어서 이젠 기억도 잘 안나지만, 당시에 컴퓨터쪽에서 화두가 되었던 용어가 있었습니다.

    실력있다고 인정받는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그 용어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교수님의 답변,

    ''너 정말 그게 알고 싶니?''

    '네!'

    ''정말 알고싶은 거지?''

    '네!'

    ''그럼, 도서관에 가면 모모모란 제목의 책이 있거든, 가거 그 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와. 그럼 답변해 줄께!''

    ....

     

    뭥미?!!

     

    그땐, 젊은 혈기에, 열받아서 ~ ~

    '그래? 그럼 내가 그 책 싹 다 읽고 다시 온다! 교수님, 기달리슈 ~ !! 그 때 가서 딴소리만 해봐잉 ~ !!'

     

    원래 컴퓨터를 모르는 학생이, 그래서 모르는 것을 질문했더니, 읽고오란 책이 ....

    보름 걸려서 책을 다 읽긴 했는데, 책에서 뭐라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어쨌든, 읽었기에, 다시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교수님, Luke를 힐끔~ 보시더니,

    ''책은 다 읽었니?''

    '네!'

    ''그래? 그럼 그 책 뭐가 써있는지 읊어봐!'' (Luke, 헉~)

    떠듬떠듬~ 얼렁뚱땅~ 오락가락~   책에서 본 내용들(이해를 한 것이 아니고, 그냥 본 ~ )을 꼼지락 거리며 교수님께 말씀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이 얘기를 다 들으시곤,

    ''읽긴 읽었나보네?''

    순간, 자신감 백배해서, '그럼요!!!!!!!!! 물론, 뭔 얘길 하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 왈,

    ''그럼, 이번엔 도서관 가서, 모모책과 모모모책과 모모모모책과 모모모모모책과 에 ~ 또 모모모모모모모책(좀 그만좀 하시지....)을 읽고오렴. ^^''

    '앗! 교수님, 그 책 읽고오면 답변해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래, 지금 답변하잖니! 다른 책들을 더 읽고 오라고.'

    제길 ~   OTL ~~~~

     

    '내 ~~~~~~   이씨 ~~~~~~~    읽은 책 한권이 아까워서라도 저 책들 다 읽고 또 온다! 그때 또 뭐라고 하는지 보장 ~ 이씽 ~~~~~'

     

    두 달이란 시간도 훨씬 더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어쨌던, 교수님이 읽고오란 책들을 다 읽었습니다.

    물론, 책 내용에 대한 이해는 개뿔 ~ 도 없었습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니까요.

     

     

    아주 씩씩하게 ~ '교수님! 그 책들 다 읽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또 힐끔 보시더니,

    ''그래? 정말 다 읽었니?''

    '넵 ~ '

    교수님, 책장을 여시더니, Luke에게 읽고오랜 책을 한권 한권 꺼내시더군요. 그리곤,

    ''자 ~ 이 책부터 읊어봐 ~   무슨 내용들이 있는지 ~  ''

    Oh ~  My ~ Goddddddddddddddddd ~

    버뜨 ~   교수님이 이렇게 시킬 줄 알고, 진즉에 머릿속에 정리를 싹~ 해서 갔습니다.

    읽은 책 Review하는데만 거의 세시간은 걸린듯 합니다.

    교수님이 물으시더군요.

    ''내용은 이해가 가니?''

    '아뇨 ~ '

    ''그럼, 그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아니, 그 책들이 무슨 문학서적이요? 독후감 쓰게?!!!

    '예, 뭐 ~  별로.   봐도 모르겠다 정도 ....'

    '참, 그러고보니, 이상한 점이 좀 있었습니다.'

    ''말해봐, 그 이상한 점이라는 거.''

    '그러니까 ....   책의 내용은 이해 못하겠지만, 서로 다른 저자가 서로 다른 주제로 글을 썼는데, 같은 용어나 같은 개념들이 자주 중복되어서 언급되더군요.'

    교수님, 자신의 책들을 주시면서,

    ''찾아봐! 너가 방금 얘기한 그런 경우들!''

    '네, 그러니까, 여기 이 책의 이 부분과 여기 이 책의 이 부분이 ....  네, 여기요. 그리고, 이 책에서도 네, 여기. 또 ....'

    ''너, 진짜로 이 책들 다 읽었구나?''

    이씨 ~   장난해?!!

    '넵, 정말로 읽었습니다.'

    ''흠 ~   그럼....   니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때 네가 했던 질문. 이제 답변해줄께.''

    교수님, 책장에 둘둘 말아놓은 전지를 꺼내서 이젤에 올려놓으시더니, 빽빽하게 쓰기도하시고 그리기도하시고 한참~ 전지에 가득 작업하신 후, 설명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그날, Luke가 교수님께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셨는데 ....

    답변시간만 두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답변을 마친 교수님,

    ''이해가 되니?''

    '아니요....'

    ''이제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니가 ....   이해를 하면 더 이상치 ~  이해 못하는 것이 당연해.''

    '아....  네 ....   그 ....   '

    '근데, 교수님, 한가지 배운 것은 있습니다. 지식이 연결되어 있다는 겁니다.'

    ''호오 ~  그래?  그거 말고 또 배운건?''

    '사실, 질문을 할 당시엔 그저 호기심으로 한 것이었는데 ....   전문가인 교수님께서 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시기 위해서 두시간 이상 설명을 해주셨다는 것, 그리고, 그 설명을 듣고도 제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   '

    '그리고, 만약, 교수님께서 읽고오란 책들을 안읽고 왔다면, 방금도 교수님께서 설명한 내용을 못알아 들었지만,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전혀 못알아 들었을거라는거 ....   지금도 이해 못하고 있지만, 읽었던 책의 어느 부분에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내용들이 있는지 알게되어서, 다시 가서 그 내용들을 살펴봐야겠다는 ....   정도랄까 .... '

    ''그래? 그럼, 내가 허비한 시간이 낭비를 한 건 아닌거 같군!''

    '네?'

     

    교수님의 웃음 띈 다음 수업(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너는, 학생이고, 나는, 교수야. 그래서, 너는 질문을 할 권리가 있고, 나는 답변을 할 의무가 있지.

    그런데, 네가 하는 질문, 사실, 넌 그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것일 테지만, 교수인 내 입장에선, 너의 질문을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개념들, 정의들이 필요해, 그리고 경험도. 이건 너 스스로 공부해야한다. 누가 대신 해줄 수가 없지.

    네가 처음 질문하던 날. 난 네게 책 한권을 읽고 오라고 했다. 왜였을까? 이젠 조금 이해할 수 있겠지?

    많은 경우, 교수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못해서가 아니라, 그걸 듣고도 학생들이 이해를 못할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 그래서, 관련된 서적들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데, 이렇게 책을 읽고 오라고하면, 학생들, 기본적으론 안읽어. 또 다른 질문을 하지. 그럼 또 책을 권하고. 이런 경험이 몇번 반복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수들이 답변해주기 싫고 귀찮아서 핑계를 댄다고 생각해. 그리곤 다신 질문을 하지 않지. 답을 구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니까.

    넌, 좀 다르더라. 책을 읽고 오랬더니, 읽고 오더군. 만약 그 때에 내가 네게 여러권의 책 제목을 알려주고 다 읽고 오라고 했으면, 넌 그 책들을 다 읽고 왔을까? 글쎄....  어땠을진 모르겠네.

    어쨌든, 책을 읽고 왔더라. 그래서, 그 책을 정말 읽었는지 확인을 해 본거야. 왜냐하면, 넌 그 책의 내용들을 이해하지 못할테니까. 그런 경우에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건 ....  나도 해봐서 알지만, 무지 어렵거든.

    넌, 좀 다른 느낌이더라. 정말 읽고 왔더군. 그래서 나도 네게 흥미가 생겼었어.

    그래서, 다시 몇권의 책을 읽고 오라고 한거고.

    오늘, 이렇게 다 읽고 또 왔네. 오늘 네 표정을 보니, 오늘도 답변을 듣지 못하면 뭔 일을 낼 눈빛이더구나.''

    '아....  네 ....   쬐금 .....   그런 맘이 ......   '

    ''네가 질문한 내용을 알기위해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면, 물론,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나또한 그에 호응해야겠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답변을 해준거야. 그런데도, 넌 아직 너의 질문내용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지.

    넌 오늘 질문의 답을 이해하진 못했겠지만, 아마, 질문이 생겼을 때 스스로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운 것 같다. 그렇지?''

    '네 .....    어렴풋이 ....    적어도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는 알게된듯 합니다.'

    ''어떤 분야든, 원하던 원하지 않던, 진입장벽이란 것이 있어. 그래서, 그 분야에 진입하려면, 우선 그 진입장벽부터 넘어야한다. 진입장벽은 어쩌면 누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지도 몰라. 그냥 ....  자연스레 생겨난 것이겠지.

    사람들은 진입장벽을 느끼면, 진입장벽이 있다고 투덜거린다. 그리곤 계속 그 장벽 밖에서 머물어.

    진입장벽을 허물던, 뛰어넘던 장벽 안쪽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행동, 실천을 한다는 거야.

    그런 면에서, 넌 적어도 이 순간, 컴퓨터분야의 진입장벽을 넘어 안쪽으로 들어온 것 같다.''

    '아 ....    교수님,  이런 생각들은 전혀 못했었는데 ......   정말 감사합니다.   전 그저 오늘 화가 무척 많이 난 상태로 교수님을 찾아뵌건데 ....   오늘도 교수님께 답변을 듣지 못하면, 정말 뭐라도 저지를 생각이었는데 ....  '

     

     

    이런 경험을 하고 난 후론, 질문을 하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저 ~ 교수님, 이런 게 궁금한데, 어떤 책들을 보면 될까요? 추천해주세요!'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저 ~  교수님, 제가 이런 점이 궁금해서, 그 때 추천해 주셨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해본건데, 이런 개념들을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연결시켜서(종이에 열심히 쓰고, 그림 그리고, 등등), 이런 형태로 이해하면 되는건가요?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과목들은 .....

    어쩌면 서로 전혀 상관없는 과목들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대체 저걸 왜 배우고, 배워야하는지 의심이 생길 때도 많구요.

    그런데, 그 과목들은 전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된 내용들을 한꺼번에 강의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되면 너무 방대해지기 때문이죠.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엄두를 못낼 정도로. 그래서, Divide and Conquer하는 것입니다.

    문제라면, 많은 사람들이 Divide된 지식을 배우기는 하는데, 그 지식들을 정확히 연결시켜서 Conquer를 못하는 것이 문제겠죠.

    Divide된 지식이나 경험은 교수, 선생님, 강사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Conquer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고대, 혹은 과거의 중의학(中医学)이 어땠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중의학은 서양의 영향을 받아서 Divide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Conquer하는 것은 각자의 몫일 겁니다.

     

    Luke가 중의학 박사학위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 때의 그 교수님이 컴퓨터에 정통했던 것처럼 중의학에 정통하질 못합니다.

    정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죠.

    우리에게 필요한건 ....

    끊임없는 노력, 학습과 실천 ....    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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