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胶糕(아교갱, 아교강정)가 阿胶(아교)를 먹는 효과가 있을까?

최근 몇년사이 가을이 되고 찬바람이 불면, 몸보신을 한다고 膏方(고방)을 먹는 것이 중국사람들에게 붐인 것 같다. 예전엔 안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최근 몇년사이 그 추세가 더 높아졌다는 말이다.

공기(空气质量)와 수질(水质)의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감기(感冒)나 기침(咳嗽)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 동병하치(冬病夏治), 동병동치(冬病冬治)등의 구호(口号)를 앞세운 중의양생보건(中医养生保健)이 탄력을 받고있다고 해야할듯.

더불어서, 여러가지 중의보건식품(中医保健食品)들이 개발되어 절찬리(?)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阿胶糕(아교갱, 아교강정)일듯.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阿胶糕는 위의 사진처럼, 참깨, 흑깨, 구기자, 대추, 호두, 잣 같은 것들을 같이 넣어 만든다. 물론, 뭘 넣었고, 어떻게 넣었냐에 따라 가격은 다르다.)

한국사람들에게 있어서  阿胶(아교)는 어떤 이미지일까?

Luke의 개인적인 느낌인데, 한국사람들에게  阿胶(아교)는 녹용(鹿茸)과 삼(参)에 비해 그닥 유명세가 없는듯.

아마, 한국에 당나귀(驴)가 그닥 없어서  阿胶(아교)를 만들만한 여건이 안되는듯, 더군다가  阿胶(아교)제작에 들어가는 당나귀가죽(驴皮)은 녹용(鹿茸)처럼 해마다 새로 자라나는 것도 아닌지라....

중의학을 공부하기 전의 Luke에게 阿胶(아교)는 그저 옛날방식으로 만든 접착제(?)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 시골에 가면, 가끔 옛날한옥집의 방문(房门)에 새롭게 문풍지를 붙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때에 사용하는 하얀 풀죽 같은 것을 어른들은 아교라고 불렀다.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개구리해부를 학습하면서 보았던 개구리골격모형이 신기했던 Luke에게 선생님은 개구리의 뼈들을 붙이는데 사용하는 접착제가 아교라고 설명해주셨다. 

아교에 대해 접착제의 기억이 있는 Luke가 중의학을 배우기 위해 중국유학을 온 후, 현지의 중국사람들이 아교를 먹는다고 했을 때의 반응이란,

'아니? 여기 사람들은 접착제를 먹나?? 접착제 품질이 아주 고급이라 사람이 먹어도 되는 정도인건가? 옛날방식으로 만든 먹(墨)은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교도 그런건가?'

그리곤, 천진스럽게, 물었다.

'저기요, 종이 같은 거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아교를 왜 먹어요? 그리고 먹어도 되나요?'

"아교는 약재인데, 그 비싼약재를 접착제로 쓴다고? 허긴 끈적거리긴 하니까 뭘 붙일 순 있겠다. 근데, 아교를 접착제로 쓴다는 소린 처음 들어보는데. 한국에선 아교를 접착제로 쓰니?"

화제가 살짝~ 삼천포로 빠진듯.

와이프가 가끔 몸조리를 하는 처방을 복용하면서 아교를 먹을 때가 있다.

근데, 아교가 양갱처럼 막대기 형태인데다가 무지 딱딱해서 작게 부수는 것이 쉽질 않다. 어릴적 먹던 갱엿 깨듯 깨서 계란찜 만들듯 중탕으로 녹여먹는데, 맛이 비리기도 하지만, 복용이 그닥~ 좀 불편하달까....

갱년기폐경증세를 겪으면서 补血滋阴(보혈자음)이 필요한 와이프가 얼마전부터 阿胶糕를 먹길래, 물어봤다.

'그거, 阿胶糕 먹어보니까 어때? 阿胶 먹는 효과가 있나?'

"그게....  말이야....    꼭 무슨 여성호르몬(雌激素) 복용하는 것 같아."

'잉? 阿胶糕에 혹시 여성호르몬 섞은건가?'

"글쎄, 그건 모르겠는데, 꼭 여성호르몬이 들어간 그런 느낌이야." (와이프는 지금까지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해본 적이 없음. 그냥 와이프의 느낌이 그렇다는 것임.)

'그거....  혹시, 가격이 싼 阿胶糕라서 뭔가 이상한걸 넣은건 아닐까? 살짝 걱정되네.'

"글쎄.... "

그래서, Luke가 몇년 전부터 회사동료를 통해서 알고있던, 阿胶糕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판매자에게 阿胶糕를 구매했다. 발렌타인데이+춘절인데, 와이프에게 뭘 선물할까 생각하다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마음으로 사서 와이프에게 복용해보도록했다.

와이프 왈,

"이거 좀 괜찮은거 같네."

'전에 먹던 阿胶糕랑 다른가?'

"딱 뭐라 설명하긴 어려운데, 먹는거랑 안먹는거랑 확실히 차이가 있는데."

'여성호르몬 복용하는 느낌은 여전한가?'

"응, 약간. 아마 阿胶의 약효가 원래 그래서인거 같아. 근데, 이 阿胶糕 얼마줬어?"

'그게....  당신이 구매했던 것 보다 쫌~ 비싸....   근데, 판매자가 东阿阿胶중에 품질 좋은 것만 엄선해서 사용한다고하니....    회사 여자동료들중에 이 阿胶糕 몇년째 먹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다들 다른 阿胶糕보다 품질이 좋다는 것 같아서 사봤어.'

"품질좋은 东阿阿胶면 많이 비쌀테니, 阿胶糕가격이 비싼건 이해가 되네."

'근데, 궁금한건, 예전에 阿胶 녹여서 복용할 때의 효과와 비교했을 때, 阿胶糕가 그정도의 효과가 있나?'

"글쎄, 당시엔 몸보신 하는 처방과 같이 먹었던터라 阿胶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잘모르겠는데, 지금은 阿胶糕만 딱 먹고있으니,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아. 단지, 집에 阿胶가 없어서, 阿胶를 단독으로 복용했을 때의 효과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볼 수가 없네."

'효과가 있다면 다행이고. ^^ '

"먹기는 확실히 阿胶糕가 편해."

阿胶糕(아교갱, 아교강정)가 직접 阿胶(아교)를 먹는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필요에 의해서 阿胶를 복용해야 하는 분들은 阿胶糕를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하다. 다른 건 몰라도 먹기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