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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장사꾼
    生活 2014. 6. 1. 00:10

     

    며칠 전부터 와이프가 유기견을 한마리 데려다가 키우자고 했다.

    전에 얘기했던 고양이 녀석이 집에 매일 같이 와선 하루에도 몇 번씩 식사(?)를 하고 가는데,

    고양이는 지 기분 내킬 때만 아양떨고, 싫음 휙 가버리는 녀석이기에 ....

    고양이 사료를 사다놨음에도 개를 길러보겠다고 ....

     

    와이프가 특히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자고 하는데는,

    1. 불쌍해서

    2. 유기견 보호소에서 유기견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수고를 좀 덜어 주고자

    3. Luke가 요즘 돈을 벌고 있고, 와이프의 수입으로 개 한마리 정도는 기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등등 이다.

     

    인터넷에서 벌써 상해(上海)에 있는 유기견보호소를 알아뒀고, 오늘은 '단오(端午节)'라 Luke가 쉬기에

    보호소에 가서 정(情)이 가는 강아지 혹은 개가 있으면 데려다 키우자고 Luke를 개 끌듯(?) 끌고 앞장서서 보호소로 갔다.

     

    보호소라는 곳에 도착을 했고, 여차저차, 어찌어찌 보호소에 들어갔는데, ....

    분위기가 좀 ....

    어쨌든,

     

     

    와이프는 이 강아지, 저 강아지 살펴보며 데려다키울 강아지를 살펴보았고,

    관계자(?)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묻기도 하고 ....

    '근데 왜 유기견이 전부 강아들이지? 좀 큰 녀석들은 없네?'라는 생각이 Luke의 머리속에 아직 정리되기도 전에,

     

    와이프는 맘의 결정을 하고, 골든리트리버 종인 강아지 녀석을 보듬어 안았는데 ....

    그때서야, 그 관계자 왈,

    RMB1,200원 이란다.

     

    돈 얘기가 들리는 순간,

    Luke는 와이프의 얼굴에 시선이 멈췄다.

    그리곤, 떠오른 생각.

    '이 자식들, 유기견 보호하는 관계자들이 아니고, 개장사꾼들이었군!'

     

    당황해하고, 황당해하는 와이프의 표정과,

    당연하다는 듯 계속 가격에 대해 말하는 관계자의 언변 사이에서,

     

    '아~ 놔 ~   이거 또 당했군.'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은 타이밍 적절치 않은 생각의 출현이었을까??!!

     

     

    와이프가 Luke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

     

    Luke는 속으로 '어떻게 하긴? 개를 사려고 했다면 여기에 올 필요가 없었을텐데. 뭘 어떻해?!'

     

    시간을 버는 이런저런 얘기들을 좀 한 후,

    Luke가 와이프를 설득하는 냥, 한주 정도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와이프가 관계자(?)에게 물었다.

    ''저어 ~   인터넷에서 봤을 땐, 유기견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어떤 개들이 유기견이죠? 저는 유기견을 데려다가 키우려고 왔는데요.''

     

    관계자, 흘끔 Luke의 와이프를 보더니, 방금 와이프가 깜장털이라서 싫다고한 그 깜장 강아지를 가리킨다. 그리고,

    RMB300원 이란다.

    그러면서, 거저란다.

     

    와이프가 또 물었다.

    ''유기견을 데려가는 것도 돈을 내야하나요?'' ( 으그 ~  그걸 뭐하러 물어봐 ~ )

    관계자 왈,

    예방접종비용, 사료비용 등등을 기부금차원(?)에서 부담하란다.

     

    한번 더 멍~ 때리는 와이프에게,

    '금방 이 분 말이 개 키우려면 케이지(동물 우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며칠 좀 생각해보지그래? 우리 미처 이런 생각 안하고 왔잖아.'라고 Luke가 말했다.

    일리가 있다는듯 동의한 와이프는 그들에게 일주일정도 후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그리곤, 그 보호소(?)를 나왔는데,

    안에서부터 닫아지는 문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문 부서지는 것도 아니고, 문 뿌셔지는 줄 알았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직 황당함과 당황함을 수습하지 못한 와이프에게,

    '유기견 보호소 관계자가 아니고, 개장사꾼인걸.'이라고 말을 건냈다.

     

    유기견을 대려다 키우겠다는 기대에 부푼 맘으로 먼 길을 나섰던 와이프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잘 수습되지 않는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으로 그다지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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