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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나 많은 한의학도들이 실제로 동의보감 원문을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할까?
    短想 2013. 11. 22. 23:29

     

    우연히 어떤 한의대생들이 쓴 글(어떤 내용인지는 언급하지 않겠다.)을 읽다가,

    '내가 한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중국행을 결정했고, 중의학을 공부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과 한국의 여러가지 정책적인 이유들로 현재로선 중의사로도 한의사로도 활동할 수 없지만, 안할 공부였다면 모를까, 결국 할 공부였다면,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한 것은 잘한 선택.

     

    이제 중국에서의 생활이 만 7년이 다되어가고, 학업도 마쳐서 받을 학위 다 받았지만, 아직도 실력이 일천하여, 계속 중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공부법? 혹은 공부내용이 달라졌다면, 중의대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위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서( 현재로선, 의종금감에 심취해 있다. 의종금감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눈이 확~ 떠지는 경험들을 한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내용이나,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내용들, 혹은 어떤 증세나 증상들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서 비교하고 설명하고 중점을 집어주는 곳이 너무너무 많기에. )를 읽고 있다고 할까.

     

    그런데, 한의대를 졸업한 우수한 친구들은 과연 한의학 고서들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한의대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들은 한의학 고서들을 읽고 이해하고 그 내용들을 후학들에게 강의할 수 있을까?

    라는 몇몇 물음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향하는 것은, 7년동안 중국어를 사용하면서 생활한 내가 아직도 중의학 고서들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해하는 것들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 내가 중국어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중국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

    한국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우수한 친구들이 오랫동안 한문이나 중국어를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내 중국어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친구들이 그다지 많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이고, 설령 내 중국어수준을 이미 능가한 친구들이라 하더라도 고서를 읽으면서 어려움을 많이 느낄거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고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의 숫자가 현저히 적을 수 밖에 없을터인데, 전통한의학연구를 어떻게 한다는건지....

    (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는 중국친구들도 중의학이 어려워서, 졸업후, 어정쩡 중서의결합형태로 의사활동을 한다. 중의도 아니고, 서의도 아닌. 그러나 중국친구들은 중국어의 기초가 탄탄하기에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깊은 수준의 중의학공부가 가능하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의 한의학이 발전하는데 있어서 한문공부는 필수불가결한 부분이고 더욱 강화되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문학습을 강화시키고 실제 그 효과를 나타내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한자와 한문이라는 언어의 벽 때문에, 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조차도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을 한의학계의 원로들과 선배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

     

    동의보감이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는데, 그 동의보감에 기록된 내용들을 그냥 단순히 인용해서 말빨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읽고 이해해서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한의사들은 몇명이나 될지....

    지금으로부터 한세대 더 지난 이후엔 과연, 드라마나 소설로 경험하는 동의보감이나 허준선생 말고, 직접 동의보감의 원문을 읽으려고 시도하는 후학들이 있기는 할지 ....

     

    괜시리 마음이 무겁다.

     

     

     

     

    P.S. 최근 국내의 건강, 보건, 의학관련 TV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의사들을 보면, 오히려 가정의학전문의들이 한의사같은 느낌이 들고, 정작 한의사라는 사람들은 양의사같은 발언과 행동을 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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