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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거(?)였던거야?!短想 2014. 3. 9. 23:25
가끔은 엉뚱(?)한 인연으로 환자를 보게되는 경우가 있다.
엉뚱하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가족들이나 아는 지인들이 도움을 요청해서 도와주는 경우랄까.
한 여학생이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고, 자꾸 토하고, 괴로워서 죽을 것 같다고 ....
서있을 때도, 걷거나, 앉아있을 때도, 심지어는 누워있고, 잠을 자다가도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증세가 심하면 어쩔 줄 몰라서 자주 짜증부리고 울기도 한다는 ....
양방 병원에서 뇌초음파, 평형검사, 전신CT, 종합검진, 빈혈검사, 등등 잔뜩 받았는데, 원인을 알지 못해서, 치료를 재대로 받지도 못한다고, 안타까워하는 지인의 도움요청에, 그 여학생의 어머니와 국제전화를 하게 되었다.
통화 전, 이런저런 원인들을 살피고, 치료방법들을 더듬어 고찰해보고, 등등 잠시 준비를 하고난 후 통화를 했는데,
여학생 어머니의, 원인모를 괴질(?)을 앓고 있는 딸에 대한 걱정어린 목소리 ....
이런저런 증세와 몸 상태를 확인하다 문득,
'이 여학생 .... 혹시, 감기 후유증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기 관련, 자세한 문진(问诊)을 했더니,
역시, 감기후유증이었다. 감기에 걸린 후, 감기의 사기(邪气)를 몸 밖으로 완전히 몰아내지 않아서 발생한, 영위불화(荣卫不和)와 주리개합(腠理开合)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질 못해서 발생한 후유증.
계지탕(桂枝汤) 처방을 해줬다.
3일치만 먹어도 나을거란 확신이 있었지만, 혹시 몰라 5일치를 처방했다.
위의 얘기는 2주전에 있었던 얘기다.
그런데, Luke가 어쩌면 실수를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감기' 혹은 '감기 후유증'이라고 말하지 말걸 그랬다.
Luke는 걱정스러워하는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감기 후유증'이라고 했던건데, (물론, 실제로도 감기 후유증이고.)
결국, 겨우 그거(?)였던건가 보다.
약을 어디가서 어떻게 짓는지, 가격이 대략 얼마인지, 닳이는 법, 복용하는 법, 복용시 주의할 점, 등등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그대로 따르도록 했는데,
겨우 감기여서 인지, ....
Luke의 설명을 그대로 따랐다면, 아마 3일이면 완전히 회복되었을 괴질(?)증상이 지금까지도 그 여학생을 괴롭히고 있는것 같다.
분명한 건, 계지탕 처방을 먹고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다는 것. 근데, 그 여학생의 어머니는 처음 Luke와 통화하던 그때의 간절함이 이제는 없어진듯 하다.
겨우 감기인 것일 테니까 ....
혹자는 Luke에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Luke가 먼저 그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잘 설명하고 아이를 온전히 회복되게 도와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다.
그리고, Luke도 그렇게 한다.
그쪽에서 말을 듣지 않기에 그런 것 뿐이다.
처음, 이 여학생을 걱정해서 Luke에게 연락을 줬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이에게 물었더니, Luke님이 처방해준 약을 먹고 많이 좋아졌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직도 좀 어지럽고 할 때가 있다는데, ....
지난번 Luke님이 처방해준 약은 다 먹었다고 하던데, 그 후론 처방 안해주신 건가요?"
'네 .... 그게요 .... 3일치만 먹어도 나을 증세라 .... 혹시 몰라 5일치 처방을 해줬는데, 그 5일치 약을 아마 열흘이 넘게 먹인듯 합니다. 그리고, 여학생 어머니에게 몇번 연락해서 여학생의 증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었는데 .... 글쎄요 .... 반응이 ....
그러니, 굳이 그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물어보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겨우 '감기 후유증'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아이 .... 많은 돈을 쓰고도 전혀 못고치는 병을, 양방과 한방의 유명하다는 의사들이 무슨 원인인지 진단조차 못해낸 증세를 그렇게 가볍게 회복시켜 줬는데도 그렇다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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