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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아! 왜 맞고다니고 그랴~~~生活 2018. 1. 13. 15:51
그제 저녁,
퇴근해 집에 도착했더니, 와이프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후이후이(灰灰)가 다쳐서 다리를 못쓴다고 한다.
후이후이(灰灰)는 매일 몇번씩 Luke의 집에 와서 사료(猫粮)를 먹고 가는 건너편 집에서 키우는 아직 한 살이 안된 고양이다.
사실, 요즘 들어, 후이후이(灰灰) 주인이 건너편 집인지, Luke의 와이프인지 구분하기 좀 어렵긴 하지만.
아마 동네 사람들은 Luke의 와이프가 후이후이(灰灰)의 주인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ㅎㅎ~
'뭔 소리래? 그 팔팔한 녀석이 왜 다리를 다쳐?'
"그으~ 사람에게 작대기 같은 걸로 맞은거 같아....."
'이 동네에서, 후이후이를 때릴 사람이 있나??????'
"글쎄.... 동네주민이 아닐 수도 있지."
'심하게 다쳤나?'
"다리 뼈 부러졌으면 어떻하지?"
'만약 부러졌으면, 동물병원에 데려가야겠지? 깁스를 하던, 부목을 대던 하더라도 뼈는 제자리에 맞춰줘야 할테니까..... '
저녁식사를 마친 후, 와이프는 집 앞에 나가선, 어디 있을지 모를 후이후이를 한참 부르더니, 잠시 후, 녀석을 안고 들어와선, Luke에게 골절(骨折)이 있는지 확인해 보란다.
녀석, 다친 다리가 상당히 많이 부어서, 다리를 땅에 닿지않게 들곤, 세 발로 움직이는 모습이란 .... 세 발로 움직여야하다보니, 거실 나무바닥재가 미끄러운지 잘 움직이려고 하질 않았다.
Luke, 난생처음 고양이 체격검사(体格检查)를 실시했다.
다친 다리를 들어보고, 펴보고, 접어보고, 흔들어보고, 관절가동도(关节可动度)도 확인해보고, 전체적으로 만지고 눌러서 골절이나 근육인대의 손상이 있는지를 확인해봤다.
다리가 전체적으로 부어있어서 정확히 어느 부위를 다친건지, 혹은 맞은건지 확인키가 좀 어렵긴 했는데, 녀석이 아프거나 불편할 때 반응하는 정도로 봐선 걱정했던 골절은 없는 것 같았다.
와이프, Luke에게,
"그럼, 골절은 아니라 다행이고, 저녀석 다리가 저렇게 부었는데, 어떻게 해?"
'뭘 어째, 저녀석에게 약을 먹이는 건 쉽지않을테니, 跌打损伤(질타손상)으로 부어있을 땐, 뜸(灸)이 최고지!'
"그럼, 뜸 떠 줘."
'근데, 저녀석이 뜸뜨는 동안 가만있을까??'
"내가 안고있어야지."
'적어도 붓기 빠지려면, 한두시간은 떠줘야할텐데, 계속 안고있으려고?'
"그럼, 어떻해?"
'그래, 그럼.'
그래서, 뜸 뜰 때 사용하는 도구들을 챙겨서 녀석에게 애조구(艾条灸)를 떠줬다.
(위 사진은 두째날 뜸 뜨면서 찍은 사진, 붓기가 이미 많이 빠졌음.)
다친 다리에 뜸을 전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떠줬다.
뜸을 떠 주는 과정에서, 뜸 뜨는 부위가 와이프의 손과 가까운 경우, 와이프가 손 뜨겁다고 다른 곳으로 옮기란 말을 자주 했는데,
"근데, 이 녀석은 안 뜨거운가? 그냥 가만히 있네? 뜸을 뜨는 부위가 아주 뜨끈뜨끈한데."
뜸이란 것이, 재미(?)있는 것이,
다치거나 손상이 있는 부위와 손상이 없는 부위에 동일한 조건으로 뜸을 떠보면, 손상이 없는 부위는 이미 뜨겁다고 하는데, 손상이 있는 부위는 뜨겁다기보단 따뜻하고, 시원하다고 느낀다.
다른 측면으로 설명하면, 뜨거움을 느끼는 정도로 손상된 부위가 회복되어 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손상된 부위가 회복되면, 뜨거움을 민감하게 느낀다.
아마, 후이후이 녀석이 다친 부위의 피부가 실제론 꽤 뜨거울텐데도 시원하게 느껴져서 가만이 있는듯.
뜸을 뜨기 시작해서 30분정도 지났을까, 다리의 붓기가 눈에 보이게 가라앉았다.
그렇게 한시간 반쯤 뜸을 떠줬을까? 다리의 붓기가 빠져서 다친 부위 혹은 맞은 부위를 찾을 수 있었다. 그 부위만 타박으로 인해 여전히 부어있었으니까.
와이프가 보듬고 있던 후이후이를 거실 바닥에 내려놓으니, 녀석, 꿈지럭꿈지럭 자기 다친다리를 바닥에 딛어, 좋아졌는지를 확인해본다.
와이프가 녀석이 움직이는 걸 관찰해보더니, 뜸뜨기 전보다 몸 전체 움직임과 다리움직임이 좋아졌다고 다행스러워한다.
그렇게, 녀석을 다시 주인집(?)으로 돌려보내고, 거실에 가득찬 뜸연기와 냄새를 환기시켜려 온 집안 창문과 문을 다 열었더니 .....
추워서 얼어죽을뻔 ~~~~~~
어제 저녁, 식사 후, 마찬가지로 후이후이에게 뜸을 떠줬다.
근데, 이녀석 그제 저녁과는 다르게, 뜸이 뜨겁다고 와이프의 품속에서 계속 앙탈(?)을 부린다. 그래서 40분정 뜸을 떠주곤 마쳤다.
녀석의 움직임을 보니, 그제보단 좋아진듯, 전혀 바닥을 딪으려하지 않던 다친 다리도 가끔씩이긴 하지만, 바닥을 딪어 몸균형을 잡는 걸 보면, 확실히 골절은 아니고, 좋아지고 있는 상태인듯.
녀석을 내보내고, 거실 환기를 위해 문과 창문들을 열었다.
또 추워서 얼어죽을뻔 ~~~~~~~~~~~~~~~~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녀석 오늘은 어제 그제와 달리 일찌감치 마당에 와선 햇볕 따듯한 출입문 앞에 자리잡고 앉누워선, Luke와 와이프가 언제 나와서 자기를 보나~ 기다리는 모양.
'야 ~ 너, 다리 많이 좋아졌냐? 오늘은 일찍 왔네!'
걸음걸이가 좋아졌는지 확인코자 녀석을 거실에 들여놨더니, 아래 사진처럼 걸어다닌다.
다친 뒷다리는 여전히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는지 완전히 딛지는 않는다.
몸 움직임이 그제나 어제보단 많이 민첩해지고 빨라진걸 보아 순조롭게 회복중인듯.
정신상태(신지(神志))도 훨씬 좋아져서 주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와이프가 아픈 녀석이 많이 처량했는지, 녀석이 좀 편안히 쉴 수 있게 해주라고 Luke에게 임무를 주어서 완성(?)한 고양이 보금자리. ㅋㅋㅋㅋ
바닥에 깐 건, 와이프의 두꺼운 겨울 바지.
후이후이 녀석, 보금자리가 낯 선지, 안아넣어주면, 바로 튀어나오기를 몇번 반복하다가, 보금자리에서 햇살을 받으며 도로롱도로롱 코까지 골아가며 늘어지게 잔다.
이 녀석아!
빨리 나아서 또 팔팔하게 뛰댕기그라 ~~~~~
Luke, 살다보니,
개에게 침(针)을 놔주질 않나,
고양이에게 뜸(灸)을 다 떠주질 않나 .....
중의학(中医学)이 이래서 좋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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