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11월에 비자갱신을 한 후, 이런저런 번거롭고 바쁜 일들로, 파출소에 새 비자를 등록하러 가야하는 걸 잊어버렸다.
2월 초에 와이프가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다며, 파출소에 가서 새 비자 등록하라고 했는데, 또 잊어버렸다.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마음이 분산되니,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듯.
엊그제 화요일.
파출소에서 와이프에게 전화가 또 왔다.
거주지 파출소에 새 비자 등록이 안된거 같은데, 등록했냐는 확인전화.
'아니, 외국인은 Luke고, 지난번 등록할 때, 전화번호를 기록했는데, 왜 전화는 계속 와이프에게 간담?'
어쨌든,
전화받은 김에, 자료들 챙겨서 파출소에 등록을 하러 나섰다.
집에서 파출소까지 거리가 좀 있는지라, 전동자전거(电瓶车, 小毛驴, 小电驴)를 타고 출발했는데, 자전거 승차감이 여엉~~~
살펴보니, 뒷바퀴 바람이 완죤 다 빠져있었다.
파출소 다녀오는 길에 자건거 수리점에 들러 바람을 넣을 생각에 그냥 파출소로 향했다.
뒷바퀴 바람이 없는지라, 속도도 안나고, 자전거 길이 울퉁불퉁하면 튕겨서 머리까지 울리길래, 자전거를 차 다니는 길로 타고 갔다.
갑자기,
경찰비스무리한 사람이 툭~ 튀어나와선,
"자전거 멈추고, 자전거에서 내리세요!"
'이건 또 뭐누?'
옆을 보니, 진짜 경찰이 있었다.
'어? Luke가 뭘 잘못했지?'
'전동자전거 번호판은 자전거 살 때 등록하고 달았으니 문제 없고, 오토바이를 탄게 아니니, 헬멧 안썼다고 잡은 것도 아닐테고, 혹시 차량도로에서 자전거 탓다고 잡은건가?'라는 생각을 할 때쯤, 경찰이 Luke에게,
"귀하는 자전거를 차량도로에서 탔습니다. 교통법규위반인거 아시죠? 자전거 번호판은 다셨습니까?"
'네, 달았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해주세요."
쩝~ Luke는 평소 자전거 탈 때, 자전거 길로 탄다. 길이 무지 험해도 그냥 자전거 길로 타는데, 뒷바퀴 바람이 없는지라....
경찰에게 파출소 가려고 챙겨나온 여권을 보여줬다.
"여권 말고 신분증 주세요."
'이게 제 신분증인데요.... '
분위기를 보아하니, Luke에게 벌금을 내라고 할 상황인듯.
"대만분이십니까?"
'아니요.'
"그럼, 홍콩?"
'아니요.'
"화교이신건가요?" <-- 이 말은 또 첨 들어봤다. 그니까, 이 경찰은 Luke가 중국사람이거나, 중국사람이었을거라고 확신하는거징?!!
'아니요, 한국사람인데요.... '
"어...."
'제가 파출소에 외국인등록하러 가는 중이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자전거 뒷바퀴 바람이 없어서요, 저기 저 길들이 울퉁불퉁해서 차길로 나와 자전거를 타게됬습니다....'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차길에선 자전거를 타면 안됩니다. 저기 저 입구까지 자전거를 끌고가셔서 자전거길로 진입한 후 자전거를 타고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경찰이 그냥 가라고 해서 갔다.
가면서 든 생각.
'아까 분위기 봐선, 벌금 내라고 할 참이던데.... 왜 벌금딱지 발행 안했을까??'
자전거 타고 쫌 더 가다가 든 생각.
'아항~ Luke가 외국인이라, 신원조회단말기로 신원조회가 안되니 벌금딱지 발행이 안되는거징??!!'
ㅋㅋㅋㅋ ~
이럴 땐, 외국인이라 좋군. 흐흐흐흐 ~~
파출소 도착.
창구에서 외국인등록을 신청했다.
맘으론 약간 조마조마,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와서 하는 등록이라, 혹 벌금부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행이도 별일 없이 등록완료함.
돌아가는 길에 자전거 뒷바퀴에 바람도 넣었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