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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脉)을 공부할 때, 고려해볼 수 있는 학습방법이랄까....中医学 2018. 2. 8. 14:14
중의학(中医学)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려면, 망문문절(望闻问切) 사진(四诊)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하는데,
사진(四诊)중 망문문(望闻问)에 해당하는 부분의 학습은, 환자를 꼼꼼히 살펴보고, 진료(诊疗)에 필요한 질문과 답변들을 나누는 대화의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익히거나 체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절진(切诊)에 포함되는 맥진(脉诊)의 경우,
중의진단학(中医诊断学)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28맥상(二十八脉)이나 부침지삭허실(浮沉迟数虚实)의 여섯가지 대표맥상(六大脉象), 10괴맥(十怪脉)등의 이론적인 내용이야,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고 구분할 수 있다고하지만,
임상에서 환자를 맥진한 후 환자의 맥이 어떤 맥인지를 판단하는 건 말처럼 쉽질 않다.
임상경험(临床经验)이 많은 중의사선생님들께, 맥진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에 대한 문의를 해봐도,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답변들을 하신다.
"환자의 맥을 많이 짚어보면 알게돼."
"만 번 이상 맥을 짚어보다보면 터득하게돼."
정도의 답변들이랄까 ....
교수님을 따라서 임상을 하던, 본인이 중의사면허(中医师执照)가 있어서 직접 진료를 하는 중의사던, 진료실의 현실적인 상황은 비슷할 것 같다.
교수님을 따라 임상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우선, 교수님께서 망문문(望闻问)의 방법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어 맥진을 실시한다. 교수님께서 맥진을 마치면, 학생들이 돌아가며 환자의 맥을 짚어본다.
그리곤 교수님께 환자의 맥상(脉象)이 어떤지를 질문하거나, 여유가 되면 잠깐 환자의 맥상에 관한 토론을 한다.
간혹,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환자의 맥상과 내가 짚어본 맥상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교수님의 의견과 나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는다. 더욱이 같은 자리에서 동일한 환자를 맥진한 학생들의 맥상에 관한 의견이 모두 다른 경우들도 허다하다.
이런 경우, 교수님의 진단과 처방이 정확한 지, 아닌 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 환자가 일주일간 처방을 복용하고 다음 주에 진료실에 왔을 때 환자가 설명하는 증세의 변화와 맥의 변화가 교수님께서 진단하신 것과 일치하는 지를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확인방법(?)이랄까. ( 환자의 증세와 맥의 변화와 관련된 부분은 고려해야할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너무 많아서 이 글에선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다. )
여기에 한가지 큰 문제가 있다면, 내가 지난 주에 짚어봤던 환자의 맥이 어떠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한 주 후에 온 환자의 맥을 짚어보고 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환자 각각의 증세나 맥상을 스스로 기록해두면 된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문자로서의 기록이지, 환자의 맥상을 입체적으로 기록 혹은 기억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일주일의 시간 간격과 그 일주일 동안 꽤 많은 환자들을 맥진하기 때문에 생기는 기억의 혼란 속에서 환자의 맥과 맥상의 변화를 학습하기란 ....
Luke도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맥진을 한다. Luke가 맥진을 잘한다고 말할 순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예전에 한동안, 맥진을 공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궁리궁리한 적이 있었다.
맥진을 학습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맥진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일주일씩 기다리지 않고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동일한 환자의 맥상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언급해보려고 한다.
바로, 침구치료(针灸治疗)를 진행하는 환자를 맥진해보는 것이다.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 안타깝게도(?) 침구치료를 주로 하는 중의사선생님들은 그닥 맥진을 중시(重视)하지 않는 것 같다. )
침구치료를 진행하는 진료실에서 실습할 때에 해 볼 수 있는 방법인데,
우선, 환자를 진료하면서(아직 침구시술을 하기 전) 환자의 맥상을 확인한다.
환자가 침구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10분이든 15분이든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환자의 맥상을 확인하고 변화가 있는지를 살핀다. 동시에 환자에게 문진(问诊)을 진행해서 증세나 몸상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증세의 변화와 맥상의 변화가 일치하는지 어떤지를 검토해본다.
침구치료시, 특히 침치료시, 보사수법(补泻手法)을 실시(实施)하기 때문에, 보사수법을 한 후에 나타나는 맥상의 변화를 비교적 실시간으로(일주일씩 기다리지 않고) 확인해 볼 수 있다.
위의 방법은 증세의 변화와 맥상의 변화를 상대(相对)적인 관점에서 확인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달까.
무슨 말인지 잘 이해 안가는 분들을 위해, 예를 들어보면,
풍한감기(风寒感冒)환자가 침구진료실에 왔다고 하자.
중의진단학(中医诊断学) 이론상, 풍한감기의 맥상은 부긴(浮紧)하다는 것을 념두에 두고 환자의 맥을 짚어본다. 그리고 그때의 맥상을 기억한다.
풍한감기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경혈(经穴)에 침구치료를 진행한다.
10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환자의 맥상변화를 확인한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의 맥상이 실제로 어땠건, 그 맥상이 부긴(浮紧)했다고 가정한다면,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그래서 풍한사(风寒邪)가 쫒겨나가면, 부(浮)했던 맥상은 상대적으로 가라앉을 것이고, 긴(紧)했던 맥상은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것이다.
환자의 맥상에서 이런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치료를 시작한 후 맥이 가라앉고 느슨해졌다면, 치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게 된다.
예 하나 더,
허증(虚证)의 환자가 왔다고 하자.
치료를 시작하기전, 환자의 맥상은 아마 침지허(沉迟虚)할 것이다.
침구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아마도 보법(补法)을 실시했을 것이고, 10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환자의 맥상변화를 확인한다.
보법(补法)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면, 침(沉)한 맥상은 상대적으로 떠오를 것이고, 지(迟)한 맥상은 상대적으로 빨라질 것이고, 허(虚)한 맥상은 상대적으로 실(实)해질 것이다.
만약 맥상이 부정적으로 변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연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달까.
이런 방법을 통해서, 처음 짚었던 환자의 맥이 정확히 어떤 맥상인지 몰랐다하더라도, 변화하는 맥상의 비교를 통해서 처음 맥이 어떤 맥상이었는지, 맥상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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