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쯤 지나버린 얘기가 되어버린, Luke가 처음으로 침구학 공부를 시작하고, 막 임상을 하던 시절, 궁금했던 것들이 참 많았다. 예를들면, '여러 경혈에 침을 놔야하는 경우, 경혈에 침을 놓는 순서가 있을까? 순서를 바꿔놓으면 치료효과가 달라질까?'같은 생각들 혹은 의문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의 증상으로 졸도해버린 사람에게 百会、水沟(人中沟)、手十二井穴、十宣등과 같은 혈자리에 침을 놓아야 할 때, 침을 먼저 놓고, 나중 놔야하는 순서가 있을까?'.
手十二井穴의 경우, 열두개의 경혈을 자락(刺络)해야하는데, 어느 경혈부터 어떤 순서로 자락(刺络)해야 가장 효과가 좋을까? 혹은, 그런 순서가 있기는 한가? 十二经络이 流注하는 순서가 있는데, 혹 流注하는 경락의 순서대로 자락(刺络)을 해야하는걸까?
中医药大学의 针灸学관련 教材에 보면, 각종 질병이나 증세에 관한 针灸处方들이 있고, 主穴과 配穴이 언급되어 있는데, 主穴과 配穴에 언급된 경혈을 어떤 순서로 자침해야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책(다시 관련 내용을 찾아보려고 하니 무슨 책에서 봤는지, 찾을 수가 없다.)에서 十二经起止穴를 经络流注의 순서대로 자침하는 침법을 보곤, 경혈에 침을 놓는 순서에 대한 연구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달까.
요 며칠, 天津中医药大学의 石学敏院士의 침구학관련 동영상(石学敏院士的30个腧穴临床配伍视频(30集))을 보는 중에, 胃下垂를 치료하는 主穴로 中脘,梁门,天枢,水道,关元,足三里를 선택하고, 胃下垂환자에게 바륨죽(barium meal, 钡餐检查)을 복용 후, 소화관(식도·위 ·장)의 조영(造影)을 통해 실제 胃下垂가 개선되는지를 연구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경혈자침순서가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부분을 접하게 되었다. 石学敏院士의 설명은, 两侧足三里 --> 关元 --> 左侧水道 --> 左侧天枢 --> 梁门 --> 中脘의 순서로 补法을 사용해서 자침을 해야만 胃下垂가 개선되고, 만약 天枢나 水道등을 먼저 자침할 경우, 胃下垂의 개선효과가 없다며, 경혈자침순서를 강조해서 설명한다. 天枢나 水道등을 먼저 자침할 경우, 胃下垂의 개선효과가 없는 이유는, 下垂된 胃가 天枢나 水道까지 내려와 있어, 그 경혈들을 먼저 자침해버리면, 胃의 위치를 고정해버리기 때문에, 胃下垂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足三里부터 补法을 사용해서 下垂된 胃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소화관 조영을 통해서 下垂된 胃가 올라가는 것이 확인된다는 설명이다. 아주 심한 정도의 胃下垂도, 매일 두번의 침치료를 한달정도 반복하면 下垂된 胃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고, 일정 기간 더 치료를 하면서, 복근운동등 胃下垂를 방지하는 근육들을 강화시켜면 胃下垂가 거의 완전히 치료된다는 설명. ( 내용중, 胃下垂를 개선하는 중약처방을 환자에게 복용시켰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만약 중약처방을 복용시킨 것이 아니라면, 胃下垂 치료기간을 더 단축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
石学敏院士의 실제임상실험 설명 덕분에, 경혈을 자침할 때 어떤 순서로 자침을 할 지, 그런 순서가 있기는 한 지에 대한 임상적인 思考가 필요하단 Luke의 생각의 방향이 틀리진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율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 평소 침구임상치료를 진행하면서 좀더 생각해보고 연구해봐야할 부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