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Luke를 찾아온 아직 어린, 젊은 여성환자. 문진 안내데스크의 직원이 안내해서 치료실에 온 환자인데, 직원 왈, 환자가 말을 잘 못한다며 좀 천천히 의사소통을 해달라는 요청을 덧붙였다.
한참 정신 없이 바쁘게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고 있던 시간이라, 직원의 말에 머리속에 잠시 '?'
처음 진료하는 환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환자의 증세나 몸상태와 관련된 이런저런 확인들을 하는 Luke인데.... 환자의 발음(중국어)이 정확하질 않아서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알아듣질 못하고 있었더니(마치 입 안에 물을 머금고 말하는 것 같은 발음), 환자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열씸히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후, 환자가 보여준 증상관련 내용에 마음이 좀 울컥~
어릴적 뇌막염(脑膜炎)을 알았는데, 부모가 뇌막염인지 몰라 늦게 병원에 대려가서 염증으로인한 신경손상이 발생해서 말을 잘 못한다. 1월 초에 유산(人工流产)을 했다. ( 왜 유산을 했는지 이유는 알려주지 않아서, 그리고 물어보면, 좀 가슴아픈 사연이 있을듯해서 안물어봤다. ) 1월 중순쯤부터 외쪽 눈이 불편해서 서의 병원 안과, 신경외과등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단다. 의사들이 지어준 약을 먹었는데도 그닥 차도도 없고, 증세가 더 심해져서 중의적인 치료를 받아보려고 왔다. 대략 이런 얘기.
산후풍(产后风), 대상포진(带状疱疹), 삼차신경통(三叉神经痛)등이 의심되서 관련된 문진(问诊)과 검사들을 해봤는데, 산후 면역력저하로 인한 삼차신경통의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다.
처음 침구치료를 받는 환자인데다 말로하는 의사소통이 어려운지라, 얼굴의 관련부위와 혈자리에 자침을 한 후, 다른 환자들보다 자주 변화를 살펴봤다. 유침(留针)한 지 10분 아직 안되었을쯤부터 환자의 입술에 하얀거품(口吐涎沫)이 보여서, .... 환자가 간질증세(痫病)가 나타나는 줄 알고, Luke 초큼~ 긴장했다. 수시로 환자에게 말을 걸어서 의식이 있는지, 눈동자가 정상적으로 반응하는지, Luke가 하는 말들을 정확하게 알아듣는지, 계속 확인을 했다.
동일시간대에 치료실에 다섯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있었기에, Luke의 긴장감은 평소보다 훨씬 높았달까. 다행이라면, 함께 치료받고 있던 환자들과 환자가족들이 이 환자의 상태를 이해해주고 많이 양보해줘서 불미스런 일들은 없었다.
환자의 치료가 끝나 돌아간 후, 다른 환자들과 이 환자의 진료와 치료를 곁에서 지켜봤던 환자가족들이 Luke의 인내심이 대단하다면서.... 외국인의사가 이렇게 잘 진료하고 치료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들을 건내왔다.
저녁시간 때에, 환자가 걱정되는 부분들을 WeChat으로 문의해와서 답변해주고, 오늘 증세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자고 했다. 점심시간때쯤, 환자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불편한 증세들이 완화되었고, 인내심있게 이런저런 답변들을 해줘서 고맙단 인사를 전했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 회복이 느릴 것 같아 좀 걱정했는데, 다행이랄까.
무척 똑똑한 여성인데....
치료받으러 오면, 혀(舌)와 인후(咽喉)의 움직임과 기능을 개선해주는 침치료를 좀 같이 병행해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