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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 한마리를 입양했다.
    生活 2014. 11. 10. 01:18

    직장동료중에, 유기견이나 유기고양이를 보호하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동료가 있다.

    어제 메시지를 보내왔다.

    'Luke선생님, 예전에 강아지 입양 고려중이시라고 하셨잖아요.... 혹 지금도 생각있으세요?'

    사연인 즉, 두달된 중형견 암컷이 있는데, 정말 정이 많이 가는 녀석이라고 입양의사가 있다면 연결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아지 사진도 받고,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라 ....   OTL ~

     

    와이프가 예전에 강아지를 한마리 키우고 싶다고 해서 유기견을 입양하려고 했었는데, 실패.

    개장사꾼 참조.

     

    이 메시지 덕분에(?) 와이프, 다시 고민 시작.

    강아지를 키울거냐, 말거냐 ~ ~ ~

     

    근데, 와이프가 선호하는 견종은,

    라부라도 리트리버 ~ 그것도 아이보리 컬러 ~ ~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강아지를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는 와이프 ~ ~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더니 ~  결국.

    라부라도를 무료로 분양한다는 글을 보곤, 분양자에게 전화를 해서 입양하러 가겠다고 약속까지 하곤,

    Luke를 질질질질 ~  개 끌듯 끌곤(?), 강아지 입양하러 갔다.

     

    근데, 이번에도 또 당했 ~ ~ ~ ~  

    개 파는 집 ~

    근데, 무료로 분양하는 개가 있다고 해서, 봤다. 매장 밖에 있었다.

    말은 라부라도 종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라부라도는 아니고 ....

    와이프가 한눈에 맘에 들어서, 매장 내에서 입양을 가장한 판매중개를 하는 사람들과 약간의 옥신각신 ~

    Luke는 와이프의 맘에 든 그 녀석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너....   정말 라부라도냐? 아무리 봐도 라부라도 안 닮았는디 .... '

    '너, 혹시, 여우의 피가 섞었냐? 딱 생긴게 어떻게 여우 닮았냐?'

    '넌 어쩌다 여기에 있게 됐냐?'

    '아유 ~  날 춥고 바람 부는데, 오들오들 떨구있네 ....  감기 걸린 거 아니니?'

    '야, 쫌만 기달려봐라, 내 와이프가 지금 널 입양하는건 지 사는건지 하여간 옥신각신 하고 있는데, 아마 널 여기서 구출해 줄 듯 하니까.'

     

    '근데, My Wife는 뭔 말을 하기에 아직도 저 자슥들이랑 옥신각신?'

    그래서, 매장에 들어가봤더니 ....

    개를 데리고 이동할 때 사용하는, 이걸 '개가방'이라고 해야하나? 하려간 그거 가격흥정중.

    가격을 지불하고, 라부라도 안닮은 녀석을 담아들고? 담아 안고? 하여간 그 매장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어찌어찌 집에 왔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아지를 집에 들이자마자, 지난 일들은 잊어버리고 새 집에서 잘 살라고 식탁 다리 주변을 세바퀴 돌려주시고 ~ ~

    난 후, 집구경을 시켜줬다.

    낯선 곳이라서 그런지, 낯선 사람들이 데리고 와서 그런지, 녀석은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개가방 안에서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먹을 것과 마실 물을 주니, 먹어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배도 고팠고, 목도 말랐고 ....

     

     

    물 좀 먹고, 한 숨 좀 돌리나 했더니,

    아쭈 저녀석 ~ ~

     

     

    찌익 ~   소변 발사해 주시고 ~ ~ ~

    녀석, 덕분에 와이프에게 잔소리 들어주시고 ~

     

    한숨 돌리고, 긴장도 좀 풀렸는지, 아님, 따듯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그리웠는지 ....

     

     

    이 녀석, Luke의 발 위에 자기 발 한쪽을 올려 놓더니 친한 척을 좀 하기 시작한다.

     

    와이프가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녀석은 자기 집(?)에서 한 숨을 자는 듯 했는데,

    저녁 식사를 하는 사이, 식탁 밑으로 와선, 서성서성 서성이다가 .... 결국,

     

     

    Luke의 두 발 사이에 저렇게 엎드렸다.

     

     

    '이 녀석, 어디가 아픈가?'

    '피곤해서 그런가?'

    '감기인가? 기침을 하는거 같네 ....   목에 뭐가 걸렸나?'

    와이프랑 이 녀석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와 궁금증들을 나누곤,

    목욕을 시켰다.

    Luke 생전에 처음으로 손수 동물 목욕을 시켜봤다.

    손이 바빠서 목욕장면은 찍지를 못했다.

    녀석, 목욕을 하면서 약간 발버둥을 치긴하던데, 한번도 소리를 내질 않는다.

    성격이 온순한건지 ....  아님 ....  두려움 때문인지 ....  아님, .....

     

    목욕을 하는 동안 줄줄줄 기어나오는 흡혈충들은 와이프가 손톱 위에 놓고 터뜨려 죽여주시고 ~

    물기를 얼른 닦아내고, 헤어드라이어로 바로 털 말리기 ~ ~ ~

    털이 다 마르고 몸이 따듯해진 것 같은데도,

    녀석, 계속 부들부들 떤다. 기침도 하고.

     

    와이프 왈,

    ''이 녀석에게 침 좀 놔줘 ~ ''

    '왜? 감기때문에?'

    ''응, 그리고, 심장박동도 좀 이상한 거 같아.''

    '그래, 좀 그런거 같지? 그럼, 내관(内关)에도 놔줄까?'

    ''그러던지. 백회(百会)랑, 풍부(风府)랑, 대추(大椎)에 먼저 놔줘.''

    '그러지 뭐 ~ '

    ''근데, 혈자리는 찾을 수 있어?''

    '예전에 수의침구(兽医针灸)를 한번 본 적이 있는데, 독맥(督脉)혈자리는 찾기가 쉬우니까 ~ ^^'

    '근데, 실제로 동물에게 시술해 본 적이 업어서, 이 녀석이 어떻게 반응할 지 모르겠네. 어쨌든 한번 해보지 뭐 ~ ^^ '

     

    그리곤, 침을 가져와서, 우선 백회부터 찔렀다.

    녀석, 조금 움찔움찔 하긴 하는데, 소리를 내지 않는다 ....

    대추를 놓고, ....

    풍부를 놓고, ....

    ....

     

    간헐적으로 하던 기침이 잦아든다고 생각될만큼 시간이 지나니, 심장의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심장의 맥박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거 같은데 ....  내관에 놓을까?'

    ''감기 때문이었나보네 ....  내관에 안놔도 될 거 같은데 ....   오늘은 놓지 말고, 좀 지켜보지 뭐 ~ ''

    '그래, 그럼.   어쨌든, 금방 기침이 잦아들어서 다행이네.'

     

    와이프가 이불을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다 줬더니,

     

     

    이렇게 보듬어 안았다.

    녀석, 기침도 잦아들고, 따듯해서인지, 이네, 머리를 떨구고 잠이 들어버린다.

     

    큰 상자를 이쪽 저쪽 적당히 잘라서 이 녀석이 잘 방? 집?을 만들어 줬다.

    바로 한 숨 자는 거 같더니, 가끔 기침 비슷한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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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여기까지 썼는데,

    와이프가 부른다.

    똥 치우란다. ㅋㅋㅋㅋ ~

    오늘만 벌써 두번째 ~

     

    내일 녀석 상태를 봐서 동물병원에 데려가보라고 와이프에게 말을 했다.

    녀석 행동으로 봐선, 목에 뭐가 걸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와이프가 이 녀석 이름을 지었다.

    '小奶包' <-- '조그만 만두'쯤으로 번역해야할까나?  어쨌든.

     

     

    새가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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