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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외국인 의사들이 중국국공립병원의 입원실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短想 2016. 7. 1. 11:50
Luke는 요즘,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재활의학과 입원실(康复科住院部)에서 주치의사(主治医师)를 도와 환자들을 돌보고있다.
입원환자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서류정리라던가 이런저런 잡무(?)를 보고 있다.
Luke의 임상능력은 아직까지 발휘하질 않고 있는건지 ....
발휘를 못하고 있는건지 ....
Never mind~
Luke의 실습을 주관하는 주치의사가 많이 보수적인 성향이라 아직까진 Luke가 임상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진 않다. 그저 침구의사(针灸医师)가 유침(留针)하고 간 침을 적당한 시간 후에 가서 뽑아주는 정도??
ㅎㅎ~
주치의사가 보수적이라는 표현이 결코 나쁜 의미는 아니다. 신중하고 조심스럽다는 의미다.
말이 재활의학과이지, 대부분의 입원환자들이 기본적으로 60세이상 80세 90세의 중풍(中风)에 당뇨병(糖尿病), 고혈압(高血压)등 복합적인 증세의 환자들이다보니, 뭔가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서 치료나 회복을 하도록 시도하는 것보단, 환자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안정이 더 중요시되기 때문이랄까.
위의 내용 때문에, 글의 제목을 저렇게 거창(?)하게 붙인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제목과 관련된 내용을 써보려고 한다.
Luke가 재활의학과에서 입원환자들을 관리하는 의사들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니,
외래(门诊)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들과는 다르게, 해야하는 일들이 많다.
외래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의 업무가 적다는 것이 아니라, 입원환자를 관리하는 의사들의 업무가 외래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업무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환자의 상태와 회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별별(좀 그지같은~~) 문서들과 업무들을 처리해야한다.
그 중, Luke가 보기에 가장 황당(?)해보이는 업무가,
의사가 환자나 환자보호자들에게 퇴원을 권고(?)하는 부분이다.(医生劝患者退院)
치료와 회복이 잘된 환자가 퇴원을 하는 것이야 기쁘고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 상태가 그다지 좋지않거나 계속 입원치료가 필요해보이는 환자에게도 퇴원을 권고해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 혹은 환자보호자들 간에 얼굴을 붉히거나 좀 험한, 혹은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을 말들이 오가는 것을 보게되었다.
Luke는 한동안 이 '의사가 환자의 퇴원을 권고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월말이 되어서야, 왜 담당의사들이 그렇게 환자들을 퇴원하도록 권고하는 지를 알게되었다.
매 월말, 의사들은 의료보험관련 표(医保相关报表)를 작성해서 보고해야한다.
그 표는 정부와 의료보험관련부서에서 정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여러가지 기준들이 있던데, 그 기준 중에, 의사가 관리하는 모든 환자들의 한달평균 입원기간을 22일 이하로 유지해야하는 기준이 있다. 이 22일 기간을 초과하게되면, 의사에게 패널티가 적용된다. 패널티란, 의사의 월급에서 규정기준에 따라 벌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입원기간 22일 기준이 중국전역에서 공통인지, 지역이나 병원마다 다른 지는 Luke도 모르겠다.)
Luke의 실습을 주관하는 주치의사의 6월 환자 평균 입원일은 22.8일, 0.8일이 초과되었다.
주치의사가 이 0.8일을 줄이지 못하면, 6월 월급에서 벌금이 떼이게 되는 것이다.
중국 말에, "위에서 정책을 세우면, 아래서는 대책을 마련한다.(上有政策,下有对策)"라는 말이 있다.
주치의사는 이 0.8일을 줄이기위해 입원일 평균에 물타기(?)를 한다.
방법이라면,
두세명의 환자들을 찾아서 하루동안만 입원을 하고 퇴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평균입원일이기 때문에 이런 물타기가 가능해진다.
그럼, 이 두세명의 환자들은 누구일까?
대부분 의사의 가족들이나, 의사와 친분이 좋은 친구들이 도움을 준다.
그나마 초과된 부분이 0.8일이니 두세명의 환자들로 물타기가 되는 것이다.
만약, 초과된 부분이 2일 이상이면 .... 으흐흐흐흐흐흐 ~~~~~
Luke는 과거 외래(门诊)에서만 임상을 해서, 입원실 의사들이 이런 것들을 해야하는지 상상도 못했다.
Luke가 위의 상황을 이해하게된 순간,
'아~ 나~~~~~ 의사가 이런 보고표 작성때문에, 환자의 퇴원을 종용해야하는거였어?'
'이걸 위해서 의사가 환자나 환자보호자와 얼굴 붉히게 되는 거였어?'
'이러니 .... 훌륭하고 평판좋은 의사라도 한순간에 맘 상한 환자나 환자보호자에게 칼 맞을 수 있겠구만....'
머리속이 무지 복잡해졌다.
중국은 몇년 전부터 중의(中医)와 서의(西医)를 포함한 의대생들에게 규범화배훈(规范化培训)을 실시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의대졸업 후, 국공립병원에서 근무하려면, 반드시 이 규범화배훈을 마쳐야만 한다.
이 규범화배훈은 아직까진 외국인 의대유학생들에겐 개방이 안된 걸로 알고있다.
내년부터 차차 홍콩, 마카오, 대만학생들(港澳台学生)에게 확대적용된다는걸로 봐선, 몇년 후엔 외국인 의대생들에게도 개방될 것 같다.
그런데 ....
'외국인 의대생들이 규범화배훈을 마친 후에 정말 중국의 국공립병원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중국내 의대를 졸업하고 중국학생들과 동일한 과정들을 모두 마친 외국인 의사가 국공립병원 외래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입원실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
단순히, 중국어 의사소통의 문제만이 아니라,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을텐데 ....
그리고, 국공립병원의 이런 실정을 잘 아는 병원관리자들이 과연 외국인의사를 채용을 할까??
설령 불가능한 일은 아니더라도, 그 당사자는 많은 어려움들을 감수하고 극복해야할거란 생각이 든다.
휴~~~~~~~~~~~
위의 내용들이 Luke가 지금 실습하고있는 재활의학과에만 국한된 것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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