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屠呦呦(도요요)교수의 노벨의학상 수상과 中医와 西医간의 설전(舌战). 그리고 중의학(中医学).短想 2015. 10. 10. 16:39
중국의 屠呦呦(Tu YouYou, 투유유, 도요요)교수가 青蒿(개똥쑥)에서 추출한 青蒿素(청호소, 아르테미시닌)로 학질(疟疾,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수를 감소시킨 학술적 기여를 인정받아 올해의 노벨의학상 수상자중 한사람이 되었다.
屠呦呦(도요요)교수가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중의약(中医药)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환호하면서도, 중국의학계에선 青蒿素가 중의학계의 연구결과인지, 서의학계의 연구결과인지를 놓고 공(功) 뺐기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물론, 중국중앙정부는 중의약(中医药)의 세계화라는 목적을 위해 青蒿素는 중의학계의 연구결과라고 선전(혹은 포장)하고 있다. )
중의나 서의를 전공하지 않은 분들은 青蒿라는 이름 때문에 青蒿素는 당연히 중의와 관련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왜 서의가 중의의 공(功)을 뺐으려고 하는지 의야해 할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서 화제를 조금 바꿔보겠다.
조류독감 치료제중에 타미플루(Tamiflu)라는 치료제가 있다. 八角(팔각)이라는 향식료(香食料)에서 타미플루의 주원료가 생산된다.
스위스 로슈사(Roche社)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이 타미플루를 생산하는데, 중국 운남(云南)에서 생산되는 八角이 대량으로 사용된다. 八角은 아주 오래전부터 향식료와 중약재(中药材)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중의학계(中医学系)와 어떤 중의사(中医师)도 타미플루가 중의약의 세계화라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는다.
왜일까?
중국이 아닌, 스위스에서 만든 약이라서?
타미플루라는 이름이 중의학스럽지가 않아서? (青蒿素의 영문명인 '아르테미시닌'도 전혀 중의학스럽진 않다.)
중의학(中医学)이나 중약학(中药学)을 공부한 의사나 약사, 연구가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서?
아니다.
그것은 중의학에서 정의(定义)하고 있는 약(药, 중약中药)의 개념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의학에서의 약의 정의는 중의학이론을 따라 처방되는 약만을 인정한다.
중국엔 중의학 말고도 여러 전통의학(传统医学)이 존재한다. 그 중 비교적 유명한 것이 티벳의학, 장의(藏医)이다.
藏医가 사용하는 약재와 中医가 사용하는 약재중 겹치는 부분이 있다. 물론, 藏医만의 독특한 약재도 있다.
중요한 점은, 藏医와 中医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약재라도, 그 약재에 관한 藏医와 中医의 정의와 사용법이 다르다. 이런 부분을 들어서 中医는 설령 藏医에서도 사용하는 약재를 사용해서 처방하더라도 藏医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약재처럼 인식하고 이해한다.
이런 中医의 약(药)개념 때문에 타미플루는 설령 八角을 원료로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中药의 범위에 두지 않는다. 중의학이론을 따라 처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화제를 올해 屠呦呦(도요요)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한 青蒿素로 돌려서, 이 青蒿素가 中医의 연구성과에 속하는지 보려고한다.
위의 타미플루의 예를 이해한 독자라면, 青蒿素가 中医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青蒿素는 青蒿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만든 약인 것이지, 青蒿素를 처방하는데 있어서 중의학이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青蒿라는 약재가 고대(古代)로부터 전해내려온 중의학서적(주후비급방, 肘后备急方)에서 학질(疟疾)을 치료하는데 사용한다는 기록을 가져다가 青蒿素가 중의학계의 연구성과라고 우기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屠呦呦(도요요)교수가 생약학전공이라는 사실과 屠呦呦(도요요)교수가 속한 中国中医科学院(중국중의과학원)이 중의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이라는 사실 등이, 우기는 행위를 뒷받침하는 증거자료쯤으로 사용하고 있다.
青蒿素의 성공 뒷면에는 엄연히 서의 혹은 서양과학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의학계에서 青蒿素를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 노벨의학상 평가위원회가 중의학을 이해하고 그 임상성과를 인정해서 屠呦呦(도요요)교수에게 노벨의학상을 줬을리 만무하다. )
Luke는 중의학을 전공한 학생이다. ('학생(学生)'이란 단어는 청나라 명의(名医) 叶天士(엽천사)가 황제 앞에서도 자신을 학생이라고 표현한 일화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도대체, Luke가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青蒿素는 중의학계의 연구결과가 아니고 서의학계의 연구결과다?
중국중앙정부가 중의약의 세계화를 위해 青蒿素를 세계의학계도 인정한 중의학계의 연구결과라고 선전한다?
모두 아니다.
Luke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의학계가 중의학을 이해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이다.
중의학의 우수한 점이 있고, 서의학의 우수한 점이 있다.
그러나, 서의학은, 중의학의 우수함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지혜롭거나,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임상경험(临床经验)이 많지 않다.
서의학은 이제 겨우 중의학의 일부분에 속하는 침구치료(针灸治疗)의 기초와 기본이 되는 경락경혈(经络腧穴)을 해부학이나 생리학 등을 통해 서의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랄까. 그리고 그 범주를 아주 천천히 아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고나 할까.
중의학은 青蒿素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고 들떠야할 정도로 보잘 것 없지 않다.
중의학은 이미 몇천년 전에 학질이라는 질병과 학질을 치료하는 방법을 임상경험을 통해서 정확히 기술해놓았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길 바란다.
'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사로서, 혹은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환자에게 병원이나 의사를 추천한다는 건 .... (0) 2016.04.28 블로그 개설 만12년 ~ (부제: 블로그 메뚜기질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0) 2015.11.27 Checkpoint Block이라고???? (0) 2015.11.25 상해중의약대학 연구생들과의 만남 (1) 2015.11.22 중의학이 동유럽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다고나 할까. (0) 2015.11.05 날은 덥고, 몸은 퍼지고 .... (0) 2015.07.26 돈(錢)을 만진 후 성병(性病)에 걸렸다??!! (0) 2015.06.29 중의(中医)적인 치료법(治疗)이 치료속도가 느리다고?? (0) 2015.06.23 대한중의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하신 선생님과 대화 (2) 2015.06.05 회상(부제:그들도 40대가 되어있겠다.) (2) 2015.06.01